29년간 불꽃이 되어준 故 김영삼 前대통령과의 약속 | 2023.11.22 | |
---|---|---|
심재철 | 조회 156 | ||
|
||
29년간 불꽃이 되어준 故 김영삼 前대통령과의 약속 巨山 故김영삼 前대통령 서거 8주기를 추모하면서 29년 전 제가 가지 않은 길을 따라 정치라는 긴 여정을 시작할 때 계기가 되었던 故 김영삼 前대통령과의 약속을 떠올려봅니다. 저는 1993년에 트럭과 정면충돌하는 대형교통사고 후 9개월 만에 휠체어를 타고 퇴원한 이후로도 재활치료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. 생을 마감할 뻔했던 교통사고 전과 후로 세상이 달라보였듯이 제 인생행로가 급격하게 요동치고 있었습니다. 보너스 같은 남은 생의 길이 어디로 향할지 몰랐지만 이타적인 삶을 살지 않으면 새 삶에 대한 불경이 될 것 같은 생각에 나는 남은 보너스 인생에 대한 본격 설계에 들어갔습니다. 차분히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고 재활치료 겸 중국으로 갔습니다. 중국 문화혁명 와중에 이층에서 떨어져 하반신 마비가 된 등소평의 아들을 치료한 중국 의사에게 침술과 약초 같은 중의학으로 교통사고로 신경손상을 입은 왼쪽 다리를 치료할 생각이었습니다. 그런데 여름 중국으로 전화가 왔습니다. 김영삼 대통령의 전언이었습니다. 1996년 총선에 김 대통령의 민자당 후보로 출마하라는 것이었습니다. 나의 첫 반응은 헛웃음이었습니다. 불과 4년 전인 1991년 윤석양 일병의 폭로로 세상에 드러난 기무사의 민간인 사찰 대상으로 사찰 리스트 372번인 심재철이었습니다. 민간인 사찰대상으로 열 명 안팎의 언론인 리스트에 든 나를? 1988년 국회 광주청문회 때 청문회 증인으로 참석한 나를 국민의 관심사에서 멀어지게 멀리 한 달 넘게 북극으로 출장 아닌 출장을 보냈던 나를? 방송사 최초로 노조를 만들었다고 기자인 나를 사업국으로 쫓아 보내 스키캠프나 관장하게 했는데? 위험인물이라며 절대 정치부로는 보낼 수 없다던 나를 여당의 국회의원 후보로 내세운다? 기가 찰 생각이었습니다. 나는 한마디로 전화를 끊었습니다. “전두환 노태우를 감옥에 보내면 생각해볼게요.” 그때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지만 그렇게 시작된 4개월여 지속된 설득은 차츰 미래의 약속을 구체화하고 있었습니다. “지역갈등, 우리 세대에는 반드시 딛고 넘어서야죠. 진흙탕 같은 구시대 탁류를 새 시대 새 흐름으로 바꿀 수 있다면 저는 희생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. 현 정권이 내세운 ‘역사 바로세우기’가 정말이라는 것이 확인된다면 말이죠.” 그리고 그해 12월 17일 전두환, 노태우 두 前대통령이 전격 구속되자 나는 가능성이 없는 미래를 두고 했던 내 약속이 이제 현실이 되었음을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. 그리고 일주일 후 나는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연루자들 가족 모임에 나갔습니다. 나는 故 김대중 前대통령 부부와 한 테이블에 앉았습니다. 뒤쪽의 참석자 중 새로운 얼굴 몇 분이 보였습니다. 영남 출신 판사인 추미애 씨를 비롯한 보수진영과 가까워 보이는 인물들이었습니다. 내후년 대선을 앞두고 故 김대중 前대통령이 이번 총선에 비호남권 인사들을 영입하는데 공을 들인 결과라 했습니다. 당시 김영삼 대통령이 역사바로세우기의 기치를 내걸고 군부정권과 단절을 시작하며 새 흐름의 물꼬를 튼 이후 여당에서도 야당에서도 새 시대의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었습니다. 내 언 마음에도 불꽃이 닿아 막 발화하는 것 같았습니다. “이게 총선승리의 일회성 불쏘시개로 끝날지언정 우리 세대는 기꺼이 이 엄혹한 세상을 밝힐 수만 있다면, 새 시대의 열망을 꽃 피울 수만 있다면 스스로 불꽃이 되어 불구덩이에 뛰어들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.” 그것은 적어도 1980년 나라를 위해 자신을 희생할 각오가 되어있었던, 서울역 광장에 모여 있었던 십만 대학생들의 외침이기도 했습니다. 적어도 천하를 생각해 본 적이 있는 우리 1980년 학우들의 잃어버린 봄을 위해서라도 나는 스스로 불꽃이 될 준비가 되어있었습니다. 그 모임 직후인 1995년 12월 말 나는 내 삶의 궤적에서 단일대오로 함께 해오신 분들의 만류를 뒤로 하고 민자당에 입당했습니다. 이후 보수와 진보 진영의 이념싸움에서 진보진영은 반대편에 선 나를 집요하게 공격했지만 나는 단 한 번도 후회하지 않았습니다. 비록 내가 처음 정치에 입문한 명분이었던 지역색 타파의 길은 아직도 요원해 보이지만 그렇다고 결코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. 내 스스로가 지역색 타파의 불꽃이 되겠다는 각오는 결코 중단될 수 없는 내 정치존재의 이유이고 내가 정치하는 동안 그 불꽃은 계속되리라 믿기 때문입니다. 29년 전 巨山 故 김영삼 前대통령과의 약속은 29년 동안 심재철의 가슴에 견고히 새겨졌습니다. 입당한지 29년 동안 야당 생활을 19년간 했지만 모진 비바람과 추위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힘이 되었습니다. 세풍, 노무현 탄핵 후폭풍, 천막당사, 바른미래당 등 당이 와해될 위기 속에서도 오직 한 길로 당을 지키게 한 힘이 되었습니다. ‘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킨다.’ 오늘도 故 김영삼 前대통령과의 약속은 불꽃이 되어 제 가슴 속에서 활활 타고 있습니다. |
번호 | 제목 | 글쓴이 | 날짜 | 조회 |
---|---|---|---|---|
563 | 강준만의 MBC 흑역사 | 의원실 | 2024.01.10 | 186 |
562 | 역사를 오도하는 민주당의 왜곡- 성명 | 심재철 | 2023.12.15 | 205 |
561 | 역사 ‘서울의 봄’을 착용한 영화 ‘서울의 겨울’ | 의원실 | 2023.12.12 | 199 |
>> | 29년간 불꽃이 되어준 故 김영삼 前대통령과의 약속 | 심재철 | 2023.11.22 | 157 |
559 | 힘내라! 대한민국 수험생 | 심재철 | 2023.11.15 | 189 |
558 | 방송3법 야당 일방처리 | 심재철 | 2023.11.09 | 182 |
557 | 제61회 소방의날, "국민이 안전한 나라"를 만들겠습니 | 심재철 | 2023.11.09 | 155 |
556 | 수도권 빈대 다수 출몰, 대응요령 | 심재철 | 2023.11.06 | 135 |
555 | 독도는 우리 민족의 마음이 새겨진 대한민국의 영토입니다 | 심재철 | 2023.10.25 | 198 |
554 | 심재철, 풍요롭고 행복한 추석되시길 | 심재철 | 2023.09.28 | 300 |